지난 포스트에 이어 계속 타협접을 짚어 본다. 모든 것은 나 개인의 의견이다.
타협 지점 #2: 워드프레스는 느리다.
속도의 문제. 언제나 언제나 워드프레스의 발목(?)을 잡는 이슈. 이건 따로 몇 번이나 포스팅해도 모자랄 뜨거운 소재일듯.
우선 ‘속도’에 대해 간단하게 정의하고 가자. 대략 속도는 이런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
- 물리적으로 웹서버가 페이지를 생성해내는 속도.
- 웹사이트를 개발해 내는데 걸리는 시간.
- 해당 사이트 내에서 관리 도구를 사용해, 사람이 새로운 콘텐츠를 작성할 때 걸리는 시간.
3번은 사람들이 (사실은 신경써야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부분. 보통은 속도의 개념으로 1번과 2번을 많이 고려한다.
조금 현명한 사람들은 이 점을 금새 깨우친다. 우리는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제작하지, 코드로 레이싱을 즐기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웹사이트의 처리 속도는 참 중요하다. 그러나 그만큼 쉽게고 빠르게 사이트를 “제작”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C/C++, Java, Python 같은 언어들로 싸우는 그 ‘속도’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대개 그렇듯 이 곳이 바로 타협해야할 지점이다. 워드프레스는 느릴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워드프레스의 속도가 정말 참을 수 없이 느린 것인가? 개발에 드는 자원을 생각해보자.
쉽게 비유해 보자. 웹프레임워크로 제작한 사이트가 레이싱을 위한 차라면, 워드프레스는 일상 생활을 위해 쓰는 승용차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둘의 속도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레이싱 카가 압도적인 속도 우위에 있겠지만, 우리는 일반 도로에서 장보기나 출퇴근 용으로 차를 운용한다. 현대, 기아, BMW 같은 일반적인 브랜드의 차를 사는 것이 나은가? 나만의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것이 나은가?
물론 일부 사이트들은 워드프레스로 진절마리가 날 정도로 느린 사이트들이 있다. 그런 사이트들은 얼치기들이 잘못 만든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에도 안티 패턴이 있듯이, 워드프레스의 나름 안티 패턴이 있을 것이다. 그런 특정한 안티 패턴을 보면서 모든 워드프레스 기반의 사이트가 그렇다고 오해하지는 말자.
워드프레스의 점유율은 절대 낮지 않다. 무심코 방문하고 있는 사이트들 중 꽤 많은 비율로 워드프레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 사이트를 갈 때마다 속도가 느려서 참을 수가 없었던가? 이렇게 생각하면 한 번 타협해 볼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