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달이 지났습니다. 다음 달 편지를 쓸 때가 되면, 시간이 얼마나 흘렸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한 달은
어떠하셨나요? 이제는 제법 더워졌습니다. 이 편지를 받아보실 무렵이면 장마가 한창일까요, 아니면 이제 막
시작되었을까요, 혹은 끝났을까요? 매달 한 번씩 편지를 씁니다. 어떤 분은 월초에, 또 어떤 분은 월말에 이 편지를
받아보시겠죠. 이달의 편지를 쓸 때마다, 편지가 언제 누구에게 닿을지 상상하며 쓰고는 합니다.친절하기. 이번 달에는 친절하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여러모로 친절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세상은 많은 변수들의 연속이고요. 그것들로 인해서 지쳐가기 나름입니다. 회사가 커지면
더 편해질 줄 알았는데, 회사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더 전방위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들을
체험했습니다. 그러면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들을 몇 가지 찾았었는데요. 그중 하나가 무감각 해지는 것이었습니다.무감각해지기. 말 그대로 감정 빼고, 기계처럼 사는 것입니다. 사업은 사업, 관계는 관계. 직원들의 월급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말로 많은 것을 정당화해왔던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됩니다. ‘결국 다 우리를 위한 거야’라는 말 뒤에,
제가 상처 준 사람들은 얼마나 많았을까요. 누군가에게 ‘미래를 위해 지금을 견디자’고 했던 말들이, 사실은
전체보다는 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그 생각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최근한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사업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러 갔는데요. 커피 한 잔을 내려주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시더군요. 사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화가 끝나고 나오는데요. 조금 제 안에
무언가가 달라졌더라고요. 대표님께서 직원분들과 웃으면서 인사를 나누는데요. 그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회사
대표가 저렇게 직원들이랑 친하게 지낼 수 있구나 하고요. 어쩌면, 내가 바라는 모습이 저런 따뜻한 모습들
아니었을까. 그런데 난 왜 직원들에게 그렇지 못할까. 돈을 버는 게 그렇게 중요할까? 미래를 위해서 지금을 희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그날 바로 다른 지점에 들렸습니다. 평소와 달리 그냥 아무 ‘생산적인’ 말없이 안부’만’ 전하고 웃고 나왔습니다.
어색하더라고요. 직원들도 어쩌면 어색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해야 하겠거니 싶더라고요. 행복하려교,
서로 잘 지내려고 사업하는 건데요. 어쩌면 그 간단한 친절함을 갖추는 방법을 몰라서 멀리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냥 오늘 당장 앞의 사람에게 친절하면 되는 것인데요.그래서 이번 달은 친절하기가 목표입니다. 조금 더 한다면 따뜻해지기요. 생산적인 것, 비즈니스 성과를 내는
것보다요. 그냥 옆 사람에게 웃어주기요.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는 조직이 되고, 그런 사람들이 일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회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게 결국 원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돈을 버는 것은 그것을 지키기
위함이겠지요. 말이 길었습니다. 6월은 긴 듯, 짧았습니다. 7월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다틀 한 달, 옆 분에게 친절하신
한 달 보내시길 바랍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진심을 담아,
크라이치즈버거 사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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